2025. 4. 28. 23:30ㆍ카테고리 없음
안녕하세요, 초아입니다.
네.. 제가 데뷔한 지 1년만에 첫번째 생일 공연을 열게 되었어요.
연습생을 그만두고 퇴사할 때만 해도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에
오늘은 그간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합니다.
저에게는 장애가 있어요.
정확히는 이관개방증이라는, 이관기능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쟤는 저 외모로 어떻게 아이돌 준비를 했다는 건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꽤나 보았어요.
그건 제가, 메인보컬을 뽑는 오디션으로 입사한 연습생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노래하는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스스로 경쟁력이 없다는 걸 알았기에 목숨걸고 공부했고,
평일엔 학교, 주말엔 연습실에 나가며
회사가 요구했던 대학에 합격했어요.
곧바로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하루하루 데뷔를 위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희망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어요.
꿈을 눈앞에 둔 어느날,
귀가 찢어지는 통증과 함께 세상의 모든 소리가 왜곡되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과장 없이, 워딩 그대로
죽고싶었어요.
아무런 전조증상조차 없었기에
갑작스럽게 생긴 장애를 받아들이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왜 나에게만.. 왜 하필 지금 이런 일이 찾아오는 건지..
노래는 고사하고 음성을 사용하는 모든 행위,
호흡 하나까지 고통이 동반되었어요.
7년동안 정말 열심히 했는데..
열심히 했다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정말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7년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저는 하루아침에 노래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보컬로써의 가치가 없어진 저는 그렇게 퇴사를 하고,
전국의 여러 병원을 간절히 찾아다녔으나
이 병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습니다.
절망의 연속에서 방에 틀어박혀있는 시간이 삶의 전부였던 시기가 있었어요.
지금도 저는 제대로 듣지 못합니다.
결코 예전처럼 노래를 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있어요.
그럼에도, 그럼에도..
제가 그토록 사랑했던 노래를
포기하기가 싫었습니다.
들리지 않아도 박자를 맞추는 방법,
들리지 않아도 음정을 잃지 않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했어요.
압력을 얼마나 줘야 어떤 음이 되는지
진동으로 박자를 느끼려면 어디에 집중해야하는지
처음부터 천천히,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 걸음 나아갔다고 기뻐하면
다음날 다시 두 걸음 무너졌고,
운명 앞에 좌절했던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다시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퇴사를 하며 다시는 무대도 노래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제 인생에 지하아이돌이라는 기회가 찾아와주었고,
1년간 무대에서 배우고 또 배우며
지금은 장애를 안고 노래를 하는 방법을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에도,
그간 수많은 비난을 들었던 내가
이제는 장애인이라는 말까지 듣겠구나 하는 두려움에
무섭기도 합니다.
그러나 굳이 이 이야기를 꺼내놓는 이유는,
제가 무대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를..
때때로 무대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유를
내 삶에서 가장 큰 자리에 들어와준 사람들에게만큼은
털어놓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이제 노래를 잘하지 않아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무대를 끊임없이 갈망하는 건
객기이고, 집착이고, 저의 욕심입니다.
하지만 이 목소리에는,
좌절하고, 넘어지고, 무너진 꿈을 다시 일으키기까지의 모든 시간이
깃들어있어요.
이제는 어떤 욕을 더 듣게 될까 두렵지 않습니다.
다시 노래를 할 수 있게 된 지금이,
그리고 나의 무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눈빛이
너무 너무 소중해요.
이번 공연은 그 시절의 박초서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매일을 눈물로 지새웠던 그 시절의 저에게,
모진 줄 알았던 세상이 다시 한번 안겨준 기회를
선물하고 싶었어요.
많이 부족하고, 서투를지도 모릅니다.
아니,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참 염치없지만..
그럼에도 다시 만든 이 기적같은 순간을
부디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단 한 팀도 허투루 부르지 않았습니다.
저와 어느 순간엔가 도움을 주고받았던,
저에게 소중한 분들을 모신 자리예요.
가장 생탄다운 생탄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노래할 수 있다는 것,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이 기적을
이번 공연에 모두 쏟아내고 싶어요.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진심을 담아 노래하겠습니다.
5월 10일, 프리즘홀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오랜 꿈이 기적이 되는 순간,
우리가 함께이길 바라요.
- 초아 드림.